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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경험기록

읽는 동안 생각이 천천히 돌아갔다 | 『요코하마 코인 세탁소』를 읽으며

by [captor] dali 2026. 1. 6.

 

|읽는 동안 생각이 천천히 돌아갔다 | 

『요코하마 코인 세탁소』를 읽으며 

지은이: 이즈미 유타카


요코하마 코인 세탁소 책 표지 이미지

 


 읽으며 남긴 첫 느낌 

 빨래방이라는 공간 설정부터가 신선했다.

코인 세탁소이면서, 일반적인 세탁소도 같이하는 그런곳.
커피 한 잔을 마실 수 있고, 가게 주인이 세탁을 대신해주기도 하고,
세탁에 대한 소소한 팁을 건네는 곳.

생활의 효율보다사람의 온도를 우선하는 공간처럼 느껴졌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보고 있으면
조용히 자기 자리를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자연스럽게 전해진다.
달인(장인)이라 불릴 만한 존재들,
생활의 기술을 알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보이지 않는 노동과 일상의 숙련도에 대한

존중이 이야기 전반에 깔려 있다.

책을 읽는 내내
세탁기가 돌아가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듯
문장들을 천천히 따라가게 되었다.


 기억에 남은 챕터 2 가지 

1) 돈키호테 청년

처음에는 철없고, 현실을 모르는 사람처럼 보여
얕잡아 보게 된다.

하지만 그의 행동이
과거의 ‘나 자신’과 닮아 있다는 걸 알아차리는 순간,
평가가 이해로 바뀐다.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건
결국 나의 과거를 마주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다른 인물은
낯선 생활 앞에서 어찌할 바를 몰라 당혹스러워한다.
새로운 환경에 던져졌을 때의 불안이
과장 없이, 현실적으로 그려진다.

2) 덜 마른 당신 - 고바야시

집안일을 할 줄도 모르고,
배우려 하지도 않는다.

“안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모르는 상태.

이 인물을 통해
생활을 회피하는 태도가 얼마나 쉽게 굳어지는지를 보게 된다.

이 장면을 읽으며
부모님 생각이 났다.
점점 할 줄 모르는 일이 늘어가고,
안 하게 되는 것들도 많아진다.

지금은 괜찮지만
혼자 계실 때, 그리고 더 나중에는 어떨지
문득 걱정이 되었다.


  인상 깊은 문장과 생각들  

(마음에 들어오면 이유를 몰라도 저장해두는 문장들이 있다.
왜 저장했는지 나중에 다시 들여다보고 싶은 문장들.)

 

“세탁기가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은근히 재미있지요.
저도 이따금 가만히 구경하고 싶을 때가 있어요.”

타닥타닥 타는 모닥불을 바라보는 느낌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아지는 시간.

 

“내가 당하기 싫은 일은 남한테도 하면 안 된다.”

“안 하면 나만 손해야.”

세탁, 정리, 생활의 사소한 일들.
귀찮아서 미루면 결국 손해를 보는 건
늘 나 자신이라는 메시지.

세탁, 정리, 생활의 사소한 일들
귀찮아서 미루면 결국 손해를 보는건
늘 나 자신이라는 메시지.

“세상은 계속 변해요.
옛날 가치관으로 요즘 사람들을 비판해서 안 되듯,
우리도 지금의 가치관으로 이전 세대의 삶을 부정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해요.”

이 문장은 소설을 넘어
혐오가 쉽게 생겨나는 지금을 살아가는
태도에 대한 말처럼 느껴졌다.


  더 읽고 싶어진 책들  

이 책을 읽고 나니
이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자연스럽게 궁금해졌다.

+ ⓟ『에도시대 이별 중개사의 수첩』
+ ⓟ 『잠을 잘 자게 해드립니다』
+ ⓟ 『여자 목수 오미네』
 

  읽고 난 뒤 남은 말  

이 책은 거창한 것들보다
일상의 소중함과
주변을 향해 자연스럽게 관심을 두는 마음,
그러니까 사랑에 대해 알려준다.

그리고 그 마음들은
각자의 문제와 스트레스,
그러니까 삶에 쌓인 빨랫감들을 안고


이런저런 사건을 겪으며 세탁되고,
결국에는 천천히 마르듯


마음을 정돈하고 조금 더 깨끗한 상태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