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도 좋았지만, 지금도 좋아>를
이렇게 읽었다. ③
— 흔들려도 뿌리째 뽑히지 않기 위해
‘세계시민’이라는 말은
늘 조금 멀게 느껴졌다.
너무 크고,
너무 거창하고,
나와 직접 연결되지 않는 단어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지구를 자기 집으로 여기고,
집 안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가지며,
문제가 생기면 함께 해결하려는 마음.
그런 태도를 가진 사람이
진짜 세계시민이라고.
나는 이 표현이
‘세계시민’보다
‘지구마을 주민’이 더 가깝게 느껴졌다.
세계시민이라는 말에는
어딘가 사람을 나누고,
구분 짓는 느낌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조금 더 단순하게,
지구마을 주민이라는 말로 부르고 싶어졌다.
책에서는
세계시민으로서의 책임과 함께
난민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그 이야기를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우리나라가 겪었던
일제강점기와 6.25의 장면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생각의 꼬리를 물다 보니
전쟁을 결정하는 사람들에 대한
분노로 이어졌다.
전쟁을 하자고 말하는 사람들은
대개 가장 안전한 곳에 있고,
그 결과를 감당하는 건
전혀 다른 사람들이다.
만약 정말로 전쟁을 원한다면,
그 선택을 한 사람들이
그 최전선에 서야 하지 않을까.
전쟁의 참혹함을
말이 아니라 몸으로 겪어야
그 결정의 무게를 알 수 있지 않을까.
그 생각까지 가 닿고 나서야
이 감정이 단순한 분노가 아니라
세계에 대한 책임감에서 비롯된 감정이라는 걸 알게 됐다.
책 후반부에 등장하는
한비야의 은퇴학교 이야기도 인상 깊었다.
건물도 없는
온라인 1인 학교.
설립자이자 교장이고,
교사이자 학생이며,
학부모이기도 한 학교.
배우고, 익히고, 실천하는 곳.
교훈은 단 하나.
“즐겁게 배우고, 옴팡지게 써먹자.”
그리고 이어지는 말.
세상의 유행이나
남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목표와 원칙을 세워둔다고 한다.
기준이 있으면
덜 흔들리고,
흔들리더라도
뿌리째 뽑히지는 않는다고.
이 대목을 읽으며
나에게 질문이 돌아왔다.
나는
어떤 기준을 가지고 살고 싶은가.
이 질문의 끝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나도 나만의 학교를 하나 만들어볼까.
→ 다음 글에서는 그 상상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풀어본다.
'2. 경험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이다 도시관찰일기 독서 후기』|도시는 어떻게 나의 것이 되는가 도시 안에 흩어진 조각들을 줍는 마음으로 (0) | 2026.01.07 |
|---|---|
| 제주 올레길 3-A ②|걸린 시간·체력·코스 정보 정리 (0) | 2026.01.07 |
| 읽는 동안 생각이 천천히 돌아갔다 | 『요코하마 코인 세탁소』를 읽으며 (0) | 2026.01.06 |
| <그때도 좋았지만, 지금도 좋아>를 이렇게 읽었다 ②— 이력서에 담을 수 없는 나는 무궁무진하다 [독서기록] (0) | 2026.01.06 |
| 강습 없이 수영하기 | ③ 몸이 잠깐 말을 들은 날 (0) | 2026.0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