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습 없이 수영하기 |
② 몸이 말을 안 듣는 날
오늘 수영은 잘 됐다고 말하긴 어렵다.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다.
워치를 보면 숫자는 남아 있지만,
체감은 전반적으로 엉망이었다.
그래도 오늘은
그 엉망인 상태 자체를 기록하고
더이상 외면하지 않고 마주하기로 했다.

오늘의 수영 데이터
데이터만 보면
“그럭저럭 움직인 날”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물속에 있었던 나는
전혀 그렇게 느끼지 못했다.

자유형: 전혀 나아가는 느낌이 없던 날
오늘 자유형에서는
팔을 젓는데도 앞으로 나아가는 감각을
거의 잡지 못했다.
스트로크를 줄이려고 했고,
길게 뻗고 타고 나가려고도 했다.
그런데 결과는 이랬다.
할을 움직이는데
몸은 앞으로 안나가는 느낌
점점 가라앉는 느낌
중간중간 아주 잠깐,
“어… 이건가?” 싶은 순간이 스쳤지만
곧바로 사라졌다.
워치 기록을 봐도
스트로크가 줄었다거나
효율이 좋아졌다는 흔적은 거의 없다.
지금 생각해보면
의도는 있었지만,
몸은 아직 그 방식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배영을 못한다고 생각했던 진짜 이유
배영이 힘들었던 이유도
오늘에서야 조금 정리됐다.
나는 오래전부터
“나는 배영을 못한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다.
어릴 때 배영이 힘들었던 기억,
시야가 없다는 불안,
방향을 잃을 것 같은 압박감.
그 기억들이 쌓여서
배영을 하면 몸이 먼저 긴장하고
쓸데없는 힘이 들어갔던 것 같다.
겁 → 숨이 얕아짐 → 복압이 빠짐 → 엉덩이가 가라앉음
그래서 배영에서는
코어가 더 빨리 무너졌던 것 같다.
이건
“힘이 없어서”라기보다
몸이 방어 모드로 들어간 결과에 가까웠다.
“가라앉는 것 같다”는 말
챗지피티가 수영 데이터를 분석해주면서
“가라앉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해줬다.
처음 들었을 땐
‘엥? 그런가?’ 싶었다.
그런데 오늘 수영을 하면서
그 말이 계속 떠올랐다.
떠보려고 애썼고,
물 위에 눕는 느낌을 만들려고 했지만
생각만큼 잘 되지 않았다.
처음엔
“내가 코어가 없어서 그런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단순히 근력이 없어서라기보다는
호흡, 긴장, 몸의 균형이
한꺼번에 무너진 느낌에 가까웠다.
코어가 없어서 가라앉는 걸까?
오늘 수영을 돌아보면
“코어가 없다”기보다는
코어를 자연스럽게 쓰지 못했다는 말이 더 맞다.
호흡을 줄이려고 하면
몸이 더 가라앉는다.
배와 엉덩이에 힘을 주고
의식적으로 떠보려고 하면
그나마 잠깐은 뜨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 상태에서
자유형 팔동작을 같이 하려 하면
또 이야기가 달라진다.
어쨌든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려고
시도했다는 것만으로도 굿👍
이제 남은 건 좋아지는 일뿐이다.
수영 안에서 코어를
“억지 말고” 살리는 방법
오늘 정리한 결론은 이거다.
코어는
힘으로 잡는 게 아니었다.
코어 =복근 → 갈비뼈+복압
물에서 이렇게만 생각해보려고 한다.
배에 힘주기 → 갈비뼈를 살짝 닫고,
배꼽이 물에 부터 있다고 느끼기
(이 방법을 알려줬는데
뭔소린지 모르겠지만
해보면 또 알겠지)
배꼽을 ‘당긴다’는 느낌보다는
배꼽이 물에 붙어 있는 느낌이 더 맞았다.
이렇게 하면
허리꺽임이 줄고
엉덩이가 조금 자연스럽게 뜬다고 한다.
오늘의 시도와 다음 시도
❌ 오늘의 시도 |
⭕ 다음 시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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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로크를 줄이겠다는 목표보다
스트로크 사이의 ‘빈 시간’을 만드는 것부터 해보려고 한다.
그래서 내일부터 해보려는 것
당분간은
스트로크를 줄이겠다는 목표보다
몸이 물 위에 미끄러지듯 나아가는 감각을
먼저 만들기로 했다.
그리고 수영 외에
아주 짧은 보조 운동을 함께 해보려고 한다.
틈을 노려서 짧고 자주
데드버그,브릿지, 짧은 플랭크
근력을 키우기보다는
코어를 ‘쓰는 감각’을
몸에 먼저 저장하기 위해서다.
내 몸이 말을 안 듣는다는 것
오늘 하면서
내 몸뚱아리와 생각이 따로 논다.
생각은 앞서가는데
몸은 따라오지 않고,
의도한 동작은 자꾸 흐트러진다.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니
불편해졌고,
익숙하지 않아서 더 못한 느낌이 들었을 뿐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불편함이 싫지만은 않았다.
어쩌면 이 불편함 자체가
지금 내가 새로운 걸 하고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르겠다.
오늘의 기록 한 줄
오늘은 잘한 날이 아니라
시도한 날이었다.
몸이 말을 안 들어서
오히려 더 확실하게 기억에 남는다.
다음 수영에서는
오늘보다 나아질 수도 있고,
아니면 또 비슷할 수도 있다.
그래도 이 기록을 남겨두면
언젠가
“여기서부터 바뀌기 시작했구나” 하고
다시 돌아보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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