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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경험기록

태연 콘서트 후기①|첫 콘서트, The Tense 10주년 – 선물 같은 밤, 편지 같은 공연

by [captor] dali 2025. 12. 29.

태연 콘서트 후기 ① |

첫 콘서트, The Tense 10주년

– 선물 같은 밤, 편지 같은 공연

 
 
 
 

콘서트 가기 전

이번 태연 콘서트 후기를 쓰게 된 건

 

이 공연이
나에게 첫 콘서트였기 때문이다.

 

학생 때는
부모님에게 거짓말을 하는 게 어려워
공연 이야기를 꺼내지 못했고,


그 이후에도
타이밍은 늘 어긋났다.

 

그래서 콘서트는
가고 싶다는 감정만

오랫동안 남아 있었다.

 

이번 공연은 달랐다.
내 손으로 티켓팅에 성공했고,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 경험은 이미 이전과 다른 상태였다.

 

제주에서 출발하는 일정이었기 때문에

 

설렘보다 먼저 떠오른 건
비행기 연착과 지연 같은 최악의 상황들뿐이었다.

 

그래서 이 날의 목표는
‘최대한 즐기자’가 아니라
‘무사히 도착하자’였다.

 

기대를 낮춘 건
기쁨을 줄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 경험을 끝까지 가져가기 위한

나름의 판단이었다.

콘서트 입장 전에 한컷!

 


불이 꺼지고, 첫 음이 울렸을 때

공연장이 어두워지고
첫 음이 울리는 순간,

 

몸의 어디 하나가 반응했다기보다는
전율이 먼저였다.

 

외모, 무대, 목소리, 춤.
하나도 아쉬운 부분이 없었다. 


머릿속에서는
아무 문장도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냥
‘미쳤다’
‘예쁘다’
‘너무 좋다’

그 말밖에 못 하는 상태.

 

용모는
여신 같았고,
마치 (여신)탱르테미스가
자기가 사랑하는 아이들(팬)을 내려다보는 느낌
이었다.

 

그 순간의 생각은
아주 단순했다.

아,
'내가 진짜 여기 왔구나.'

이 감정은
‘좋다’거나 ‘벅차다’기보다는
이 경험이 현실이 되었다는 인식에 가까웠다.


가수가 아니라 ‘사람’으로 느껴진 순간

표정이나 말투,
숨 고르는 타이밍 같은
아주 디테일한 장면은
솔직히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하나는 분명했다.

태연
팬들과 무대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본인은 긴장했다고 했지만


객석에서는
그 어떤 불안도 느껴지지 않았다.

 

눈에서는 별이 쏟아지고,
하트가 팝콘처럼 터져나오고,
다정함이 계속 흘러나왔다.

 

‘완벽한 가수’라기보다
자기가 사랑하는 일을 하는 사람의 얼굴이었다.


가장 기억에 남은 노래

All For Nothing

 

이번 태연 콘서트 셋리스트
가장 오래 남은 곡은
〈All For Nothing〉이었다.

 

피아노 건반 같은 무대,
담담한 연출,

 

노래처럼 조용히 그려진 장면들.

 

이 곡은
앨범이 나왔을 때부터

그 앨범에서
내가 가장 좋아했던 노래인데,

 

공연에서는 너무 좋아서
이 노래가 신곡인 줄 알았다.

 

나중에 찾아보고

어이없어 웃었다.

 

“예쁜 사람을 보면 기억을 잊는다”는

최준의 밈처럼,


너무 좋은 무대를 봐서
기억이 흐려졌나보다.

 

이 노래를 들으면
추운 겨울 밤,
숨을 ‘하—’ 내쉴 때
입김이 보이던 장면이 떠오르는데


그 이미지가
무대 위에서 극대화됐다.


관객석에 앉아 있던 나

수만 명이 함께 있었지만


완전히 혼자라고 느끼기보다는,

 

앙콜을 크게 외치지 못하고
응원법도 완벽하게 못 따라갈 때
괜히 위축됐다.

 

토크 타임에
응원도 아닌 말을

개인적으로 크게 외치는

사람들을 보며 속으로

‘매너 없으면 좀 빠져줬으면…’하고
주먹을 쥔 채 혼자

쒸익쒸익 거리기도 했다.

 


공연이 끝난 뒤

앵콜이 끝나고도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휴대폰을 하고는 있었지만
아무것에도 집중이 되지 않았고,
그냥 멍해졌다.

 

여신의 은혜를
은은하게 받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이 글을 남긴다

이 공연은
The Tense,
태연 솔로 데뷔 10주년 콘서트였다.

 

‘The Tense’라는 이름처럼
적절한 긴장감을 유지하겠다는
태연 언니의 마음가짐이 느껴졌다.

 

무대 전체는
여신이
자기 신전이자 궁전으로
우리를 초대해
만찬을 대접하는 느낌이었고,

 

동시에
관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건네는
손글씨 편지 같기도 했다.

 

극과 극의 감정인데
이상하게도
둘 다 분명히 느껴졌다.

 

그래서 이건
단순한 태연 콘서트 후기가 아니라
첫 콘서트의 기억이다.

 

몇 달 뒤 이 글을 다시 보게 된다면
이렇게 생각하고 싶다.

 

언니에게 

정말 멋진 선물과 편지를 받은 

기념일 같은 날이었다. 

 

 

이 밤을 노래 순서대로 다시 떠올려보면,
감정이 어떻게 흘러갔는지도 분명해진다.
👉 [태연 콘서트 후기 ②|The Tense 셋리스트, 한 사람의 마음이 지나간 흔적이었다]